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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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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에는 리플들이 거의 달리지 않는 편이다.
어디서 퍼온 글 같은 것은 예외. 내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하고, 이야기의 주제가 나에 대한 것들이 많아서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리 궁금하게 여길 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 나는 다른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에 관심이 적어지기 시작했을까? 난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호기심이 다른사람의 호기심까지는 궁금해하지 않나보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일까? 자존감이라는게 너무 강해서일까? 내 글에는 방향성이 없다. 사방으로 흩뿌리고 우연히 방향이 맞아 나에게로 돌아오는 의견을 찾을 뿐인지도...
요즘 부쩍이나 주변에서 특이하단 소리를 많이 듣는다.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나를 행복하게 하지만, 과한 관심과 이상한 사람 취급(?)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는 항상 평범해 지고 싶었다. 어릴적부터의 지나친 관심과 기대, 그로 인한 인간관계의 부작용들이 참 싫었다. 평범하게 자라나 평범하게 친구를 사귀고 평범하게 사랑을 해서 평범하게 결혼해서 애낳고 늙어 죽고 싶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평범하지 않은 것을... 지금에 와서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그 또한 과연 견딜 수 있을까? 주목받고 싶음과 어울리고 싶음의 부조화가 엉켜있다. 결국 주변에 남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죄다 특이한 사람들... ㅋㅋㅋ 이게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미묘함 외에 어떤 단어로 제목을 장식해야 할 지 떠오르지 않는다.
얼마전 스마트폰을 샀다. HTC의 디자이어 HD. 스마트폰을 사기로 결정한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위의 두 어플이었다. 사진을 올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대폭 늘려주는 어플이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기사를 얼핏 본 적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나 또한 조금은 그랬다. 게이 커뮤니티에도 저 어플들 이야기들이 뻔질나게 올라오고, 나는 아직도 변변찮은 연애 경험이라곤 거의 없고... 나이는 먹어가고... 다른 사람들이 다 '애인 후보'라는 과자를 집어가 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과연 그 소외감이 스마트폰 때문이었는지는, 구매하고 난 뒤인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는 SKOUT만을 지원하기에, 설치했다. (SKOUT은 남녀 모두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프로필을 입력하고, 사진을 등록하고, 다른사람들을 구경했다. 지금 있는 춘천이라는 조그맣고도 넓은 도시에서는 몇 명 찾기 힘들었다. 조금만 검색범위를 늘리면, 서울이 나왔다. 서울, 서울, 서울, 서울, 서울... 끝없이 다 서울이었다. 그리고 간혹가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 사진이 보이면 반갑게 말을 걸어 짤막하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또다른 사람들을 검색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었다. Hot list(즐겨찾기)에 추가했다. 소심한 마음에 말을 걸지는 않았다. 검색을 계속하니 마음에 드는 사람이 또 있었다. 또 Hot list에 추가했다. 그렇게 몇명을 고르고 또 골라냈다. 한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대답이 왔다. 내 사진을 봤는지 안봤는지 모르지만, 별로 알게되어 반갑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대답이 오질 않는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었고, 나의 사진을 보고 호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야기에 대답이라도 해 주는 사람을 찾았다.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했다. 그리고 가끔씩 짤막하게나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2주간의 시간이 지났다. 어느 순간엔가 SKOUT에서 그의 사진들이 사라졌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던 그가 대답이 짧아지고, 전혀 말을 걸어오지를 않게 되었다. 그리고 애인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쉬웠다. 그를 알기 위해 스마트폰을 일찍 가지지 못한 것에 아쉬웠고, 그와 만나보기도 전에 포기해야만 해서 아쉬웠고, 그가 만난 누군가보다 내가 가까이 살지 않아서 아쉬웠고, 그 이야기를 듣기 바로 전날 내가 다른 사람과 또다른 어색한 첫 만남을 했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하지만 애인이 생겼다고 솔직히 말해주어서, 한편으로는 정말 고마웠다. 그 전날 어색한 첫 만남을 한 그(B라고 하겠다)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이 어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내 맘에 드는 사람 또한 많이 있다. 내가 여러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호감을 표시하고, 조금씩 알아가고, 그러는 동안, 그들 또한 여러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호감을 표시하고, 조금씩 알아가고, 누군가는 원나잇이라도 할텐데, 이러한 얽히고 얽힌 어장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나는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나? 그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마음을 가볍게 만나보라고 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고, 마음이 끌리면 사귀는 것이고... 나도 어느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대답이었지만, 실천까지는 조금 오래 걸릴 것 같다. 내가 만나고 싶은 누군가가, 나 외에 여러 사람을 두고 나를 저울질 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다. 그렇기 때문에 나 또한 그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 기분나쁨의 경계를 나조차도 잘 모르겠다. 어디까지는 괜찮고, 어디까지는 안되고? 인사는 괜찮고? 연락처 교환은? 친구로써는?(만약 친구 이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사람들 다 그럴텐데? 한우물만 파다가 그사람이 다른사람에게로 가면 넌 이미 늦어! 하지만 여러 사람과 연락하다가 여러 사람과 동시에 친구에서 애인으로 가기 전의 어딘가의 어정쩡한 감정이 되면? 아 썩을. 짜증나도록 복잡스럽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외모에는 자신이 조금씩 생겨가지만, 게이 연애질에 자신이 없어진다.
2일이 남은 이 시간,
여기저기 커뮤니티들에는 남은 시간동안 애인을 만들어 발렌타인이라는 거대 의식을 치르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인증사진이 늘어간다. 추파도 늘어간다. 초코렛도 늘어간다. 모텔 예약도 늘어간다. 내 잔주름도 늘어간다. ㅋㅋㅋㅋㅋㅋㅋ 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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